월급을 받을 때 퇴직금 지급받는 것으로 정했으면 퇴직시 퇴직금 받지 못하나요?
저희 세창에서는 매달 신명용 변리사의 1일 IP Newsletter, 11일 토마스 김 미국변호사의 영문 뉴스레터에 이어, 매달 21일에 소속 변호사들이 돌아가면서 주로 담당하고 있는 법률업무와 관련하여 평소 고객들에게 말씀드리고 싶었던 이야기들 또는 소개드리고 싶은 판례를 짧게 다루는 국문 뉴스레터를 제작하게 되었습니다.
안녕하세요? 법무법인 세창의 안영환 변호사입니다.
나는 25살의 나이에 회사에 들어갔습니다. 회사는 계속 근로기간 1년에 30일분의 평균임금을 퇴직금으로 주기로 하였습니다. 회사는 퇴직시 지급할 매년도 퇴직적립금을 월급받을 때 1/12씩 더하여 주겠다고 하여 나는 동의하였습니다.
나는 이제 40세의 나이로 올 4월에 회사를 그만두게 되었습니다. 그 동안 받은 임금은 애들 키우고 주택담보대출금을 갚느라고 사용하였습니다. 수중에 가진 돈이라고는 고작 몇 백 만원입니다. 취직은 안되고 목돈이라도 있으면 분식집이라도 열어 근근이 생활을 할 수 있겠는데, 회사에서는 퇴직금은 이미 분할해 지급되었으므로 지급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래서 아는 변호사님을 찾아가 도움을 구했습니다.
변호사님 왈, 최근에 관련 사안에 대하여 대법원에서 판결이 있었다며 설명해 주었는데, 약간의 희망이 보여 알려드립니다.
대법원은, 사용자와 근로자가 매월 지급하는 월급이나 매일 지급하는 일당과 함께 퇴직금으로 일정한 돈을 미리 지급하기로 약정한 경우, 그 약정에 의한 금원지급이 법률상의 중간정산에 해당되지 않으면 퇴직금 분할 약정은 무효라고 했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근로자는 퇴직시 퇴직금을 청구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러나, 한편으로 대법원은 근로자는 매월 법률상 아무런 원인도 없이 퇴직금명목의 돈을 더 받은 것이 되고 이는 부당이득으로서 사용자에게 돌려 주어야 한다고 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나는 변호사님께 질문을 했습니다.
나는 회사에 대하여 15년 동안의 퇴직금을 달라고 할 수 있고, 회사는 나에게 그 동안 월급에 더하여 지급된 퇴직금 명목의 돈을 반환하라고 할 수 있게 되면, 결국 나에게 떨어지는 돈은 없는 것이 아닌가요?
변호사님 왈, 회사는 반환받을 퇴직급 명목의 기 지급된 돈과 지급해야 할 퇴직금의 일부를 서로 상계할 수는 있겠지만, 퇴직금 전부에 대하여 상계를 하지 못한다고 하였습니다. 회사는 지급할 퇴직금의 1/2한도에서 상계를 할 수 있고 나머지는 일단 나에게 지급하여야 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나는 이러한 점을 회사에 설명하고 퇴직금 1/2은 달라고 해 볼 작정입니다. 나는 퇴직금 1/2을 받으면 이를 회사에 상환해야 할 부당이득반환금(기 지급된 퇴직금 명목의 돈 중 상계되지 않는 부분)으로 사용할 수도 있지만, 목구멍이 포도청이니 일단 이 돈으로 분식집을 차리게 해 달라고 회사에 요청할 예정입니다. 나머지는 분식집을 차려 매월 조금씩 갚겠다고 할 작정입니다.
아, 그리고 변호사님이 또 한가지 힌트를 주셨는데, 기 지급된 퇴직금 명목의 돈 중에 10년 이전에 지급된 돈은 소멸시효를 주장해 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즉, 퇴직금분할약정이 무효라서 월급에 더하여 지급된 퇴직금 명목의 돈은 지급받은 다음부터 회사가 반환청구할 수 있지만 이러한 청구권은 10년이 지나면 시효가 소멸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나는 입사 후 5년간 지급된 퇴직금명목의 돈을 회사가 반환요구하거나 지급할 퇴직금에서 상계하겠다고 하면 소멸시효를 주장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나는 변호사실을 나오면서 세상 살아가면서 법률만 주장할 수 없지 않느냐는 생각이 들어 회사와 잘 협의해 나는 분식집을 차리고 회사는 금전적 손해를 보지 않는 방법을 고려해 보기로 하였습니다.
아래는 변호사님이 나에게 준 판결문 요지입니다. 참고하세요
2010. 5. 20. 선고 2007다90760 전원합의체 판결
[1] [다수의견] 사용자와 근로자가 매월 지급하는 월급이나 매일 지급하는 일당과 함께 퇴직금으로 일정한 금원을 미리 지급하기로 약정(이하 ‘퇴직금 분할 약정’이라 한다)하였다면, 그 약정은 구 근로기준법(2005. 1. 27. 법률 제737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4조 제3항 전문 소정의 퇴직금 중간정산으로 인정되는 경우가 아닌 한 최종 퇴직 시 발생하는 퇴직금청구권을 근로자가 사전에 포기하는 것으로서 강행법규인 같은 법 제34조에 위배되어 무효이고, 그 결과 퇴직금 분할 약정에 따라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하였다 하더라도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없다. 그런데 근로관계의 계속 중에 퇴직금 분할 약정에 의하여 월급이나 일당과는 별도로 실질적으로 퇴직금을 미리 지급하기로 한 경우 이는 어디까지나 위 약정이 유효함을 전제로 한 것인바, 그것이 위와 같은 이유로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없다면, 사용자는 본래 퇴직금 명목에 해당하는 금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었던 것이 아니므로, 위 약정에 의하여 이미 지급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은 같은 법 제18조 소정의 ‘근로의 대가로 지급하는 임금’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 이처럼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실질적으로 지급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인정되지 아니할 뿐만 아니라 같은 법 제18조 소정의 임금 지급으로서의 효력도 인정되지 않는다면, 사용자는 법률상 원인 없이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함으로써 위 금원 상당의 손해를 입은 반면 근로자는 같은 금액 상당의 이익을 얻은 셈이 되므로, 근로자는 수령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부당이득으로 사용자에게 반환하여야 한다고 보는 것이 공평의 견지에서 합당하다.
[2] [다수의견] 구 근로기준법(2005. 1. 27. 법률 제737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2조 제1항 본문에 의하면 임금은 통화로 직접 근로자에게 그 전액을 지급하여야 하므로 사용자가 근로자에 대하여 가지는 채권으로써 근로자의 임금채권과 상계를 하지 못하는 것이 원칙이고, 이는 경제적?사회적 종속관계에 있는 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한 것인바, 근로자가 받을 퇴직금도 임금의 성질을 가지므로 역시 마찬가지이다. 다만 계산의 착오 등으로 임금을 초과 지급한 경우에, 근로자가 퇴직 후 그 재직 중 받지 못한 임금이나 퇴직금을 청구하거나, 근로자가 비록 재직 중에 임금을 청구하더라도 위 초과 지급한 시기와 상계권 행사의 시기가 임금의 정산, 조정의 실질을 잃지 않을 만큼 근접하여 있고 나아가 사용자가 상계의 금액과 방법을 미리 예고하는 등으로 근로자의 경제생활의 안정을 해할 염려가 없는 때에는, 사용자는 위 초과 지급한 임금의 반환청구권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근로자의 임금채권이나 퇴직금채권과 상계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법리는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이미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하였으나 그것이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없어 사용자가 같은 금원 상당의 부당이득반환채권을 갖게 된 경우에 이를 자동채권으로 하여 근로자의 퇴직금채권과 상계하는 때에도 적용된다. 한편 민사집행법 제246조 제1항 제5호는 근로자인 채무자의 생활보장이라는 공익적, 사회 정책적 이유에서 ‘퇴직금 그 밖에 이와 비슷한 성질을 가진 급여채권의 2분의 1에 해당하는 금액’을 압류금지채권으로 규정하고 있고, 민법 제497조는 압류금지채권의 채무자는 상계로 채권자에게 대항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으로 지급한 금원 상당의 부당이득반환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근로자의 퇴직금채권을 상계하는 것은 퇴직금채권의 2분의 1을 초과하는 부분에 해당하는 금액에 관하여만 허용된다고 봄이 상당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