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를 국빈방문중인 노무현 대통령은 4일 오전 대통령궁 정원에서 개최된 공식 환영식에 참석한 뒤 파풀리아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양 정상은 정치·경제·문화분야 등에서의 협력, 한반도와 그리스 주변 정세 등에 관해 폭넓은 의견을 교환했다. 이번 정상회담은 1961년 4월 양국 수교 이래 최초의 정상회담이다.
두 정상은 양국 인사들의 교류가 활발해지고 있으며, 조선·해운, 관광, IT 분야 등 경제·통상관계뿐만 아니라 학술·문화교류 분야에서도 많은 진전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데 의견을 같이하고, 이를 보다 확대하기 위해 상호 노력하기로 합의했다.
파풀리아스 대통령은 북한 핵문제의 평화적 해결 등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한 우리의 노력에 대해 지지를 표했고, 노무현 대통령은 그리스가 지역정세 안정과 번영을 위해 적극적으로 외교력을 발휘하고 있는 데 대해 평가했으며, 또 파풀리아스 대통령이 편리한 시기에 한국을 방문하도록 초청하였고, 두 정상은 정상회담 직후 '한·그리스 해운분야 협력 협정' 및 '한·그리스 관광분야 협력 협정' 서명식에 임석했다.
해운협정은 한국 해양수산부 장관과 그리스 해운부 장관간에 서명되었다. 이번 협정 체결을 통해 우리 해운선사들의 동지중해 활동을 지원하고, 2007년 EU가입 예정인 루마니아·불가리아를 포함한 동남유럽 시장에 대한 물류 수송 교두보를 마련하게 될 것으로 기대되며, 한국 외교통상부 장관과 그리스 관광부 장관간에 서명된 관광협정을 통해 관광대국인 그리스와의 협력을 보다 증진시키고 선진 관광산업 노하우 및 경험을 공유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두 정상은 협정서명식에 임석한 직후 정상회담 결과를 설명하는 공동기자회견을 가졌다.
■ 한·그리스 정상회담 결과발표 노무현 대통령 발표문
저를 초청하고 환대해 주신 파풀리아스 대통령과 그리스 국민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저는 그리스가 유럽연합의 모범적 회원국으로서 건실한 경제성장을 이루고, 동남유럽의 안정과 번영을 주도하고 있는 데 대해 경의를 표합니다. 저의 그리스 방문을 계기로 양국간 협력관계가 보다 구체적으로 강화되어 나가기를 기대합니다.
파풀리아스 대통령과 저는 61년 수교 이래 처음인 정상회담을 통해 정치, 경제, 문화 등 여러 분야 협력과 한반도 및 발칸반도 주변정세 등에 관해 폭넓은 의견을 교환했습니다.
우리는 최근 양국간 고위인사 교류는 물론, 경제·통상과 학술·문화교류에서도 여러 가지 진전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을 평가하고, 이를 보다 확대하기 위해 상호 노력하기로 합의했습니다.
특히 조금 전, '해운협력 협정'과 '관광협력 협정'을 체결함으로써 양국 모두에게 중요한 해운·조선·관광 분야에서 상호 이익이 되는 협력의 토대를 마련했습니다. 앞으로 양국간 실질협력이 더욱 확대되어 나갈 것으로 기대합니다.
오늘 파풀리아스 대통령은 북한 핵문제가 6자회담의 틀 안에서 대화를 통해 평화적으로 해결되어야 한다는 데 공감했고, 저는 그리스가 냉전종식 이후 동남유럽지역의 안정과 번영을 위해 적극적인 외교력을 발휘하고 있는 데 대해 높이 평가했습니다.
또한 유엔안보리 이사국이자 EU·NATO 회원국인 그리스와 한국이 국제평화와 안정, 지역협력 문제에 있어 긴밀히 협력해 나가기로 한 것은 매우 뜻깊은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끝으로, 파풀리아스 대통령께서 편한 시기에 방한하여 양국 관계를 보다 발전시키는 계기가 마련되기를 기대합니다.